"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여러분, 혹시 100살 생일에 창문을 넘고 모험을 떠나는 노인을 본 적 있으신가요?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그 이상한 이야기를 다룬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입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2009년 작품인데, 스웨덴에서 100만부 이상 팔린 초 대박소설이에요.(스웨덴 인구가 900만인데 말이에요)
주인공 알란 칼손은 말 그대로 100세 생일을 맞은 노인입니다. 생일 파티를 앞두고 요양원에서 준비한 깜짝 이벤트에 흥미를 못 느낀 알란은 무려 창문을 넘어 도망쳐 버리죠! 그 후로 시작되는 그의 좌충우돌 모험이란... 100세 할아버지가 이렇게 강할 수 있나 싶은 정도로 다양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알란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요. 일단 도망친 첫 날, 우연히 가방 하나를 주워 드는데, 그 안에는 무려 돈가방이! 덕분에 경찰뿐만 아니라 갱단 까지 추격을 해요. 그런데 알란, 전혀 당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에이, 뭐 어차피 일이란 게 늘 그렇지 뭐" 하면서 여유를 부리죠.
이 책이 재미있는 건 단순히 우스꽝스러운 사건들 때문만이 아니에요. 과거 회상 장면들이 중간중간 나오는데, 알란의 지난 100년간의 인생이 어마어마합니다. 폭탄 전문가로 일하며 스탈린, 트루먼, 마오쩌둥, 아인슈타인, 김일성 같은 역사적 인물들과 얽히는 모습이 아주 유쾌하게 그려지죠.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서 '와, 이 노인이 이렇게 세계사를 뒤흔들었다고?' 싶으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인생의 무게와 철학까지 느낄 수 있어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그냥 웃음 넘치는 소설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가볍게 읽히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꽤나 깊습니다. 인생이란 게 결국 무계획도 계획의 일부분이라는 걸 이 노인이 가르쳐주죠. 우연을 받아들이고, 어쩌다 일어나는 일에 너무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도 인생을 즐기고 사는 알란의 모습에서 우리는 힐링을 얻을 수 있어요.
평소 무거운 책은 부담스럽다, 또는 긴 하루 끝에 가볍고 유쾌한 책이 읽고 싶다면 이 책 강추입니다. 500페이지라서 두꺼워 보이지만,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읽으실 거예요!
알란 칼손, 율리우스 욘손, 베니 융베리, 구닐라 비에르클룬드, 페르군나르 예르딘... 익숙하지 않은 스웨덴 사람들 이름 때문에 소설을 읽기가 좀 망설여지신다구요? 걱정하지마세요, 이 작품 너무 유명해서 2014년에 영화로도 이미 나왔어요. 책이 천천히 음미하며 즐기는 스토리라면, 영화는 보다 가볍고 빠르게 모험의 재미를 전달하는 느낌이에요. 사람 이름을 일일이 외울필요도 없어서 좋죠.
다만 영화는 시간 제약 때문에 책에서 다룬 알란의 과거 회상 장면들을 다소 간략하게 처리해서 아쉬운 감이 있어요. 두 매체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역사적 디테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책을, 가볍게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영화를 추천합니다! 일단 내용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꼭 어떤식으로라도 즐겨보셨으면 좋겠네요.
"내 나이도 어느덧 마흔 셋이야. 산 날 보다는 살날이 더 적게 남은 나이라고, 시발 "
"글쎄, 과연 그럴까?"
40대 구닐라의 말에 미소를 머금으며 대답하는 60대 율리우스.100세 노인에 비하면 둘다 젊은이 네요. 우리 모두 젊게 삽시다!
https://blog.naver.com/hite_kim/223600470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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